42서울?
- 42서울은 프랑스의 에꼴42 교육 시스템을 그대로 가지고와 과기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래머 인재양성 교육과정이다. 커리큘럼부터 내부 인트라넷까지 전부 프랑스의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42만의 특이한 점이라면 강사나 강의가 없고 피어리뷰 위주의 커리큘럼 진행이 특징이다. 과제가 주어지고 동료학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이다. 이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 한국에서는 매달 100만원의 지원금을 준다. 특이하게도 예비과정에서도 지원금을 지급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같은 백수가 지원하기 딱 안성맞춤인 과정이다.
-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인터넷에 오피셜하게 공개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La Piscine (예비과정) 선발
- 사이트에 한눈에 보기좋게 정리가 잘 안되있어서 코로나 팬데믹 기준으로 설명을 한다.
- 42는 Cadet (본과정)을 선발하기 위해 La Piscine이라는 예비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이 piscine과정에 참가하기 위해서도 많은 절차가 필요한데 이것을 정리해보겠다.
- pisciner가 되기 위해 일정 수준의 논리력, 사고력이 있는지 일종의 퀴즈를 치룬다. 약 2시간정도 소요되며 48시간 이내 시스템이 합격여부 메일을 보낸다.
- 퀴즈를 합격하면 예비과정 신청을 위한 신청(?)을 할 수 있다. 이제는 42도 많이 알려진만큼 경쟁률이 꽤 된다. 여기서 성공하면 기본 인적사항을 입력하고 Zoom을 통한 간단한 OT가 진행된다. 실패하면 다음 기수를 노려야 한다.
- 드디어 piscine 과정에 신청한다! 한 기수에 1차 2차를 나눠서 진행한다. 원하는 차수에 맞춰 최종 신청에 성공하면 정말 pisciner가 된다!
- piscine과정은 한달동안 이뤄진다. 과정 내내 오프라인 출석을 해야한다. 자세한 과정은 직접 참여함으로써 확인해봤으면 좋겠다.
- 한달동안 piscine과정을 거친 뒤 최종 평가가 끝난 후 본과정 선발이 이루어진다.
무엇을 어떻게 배우는가?
- 타 부트캠프나 국비지원교육은 주로 Java로 진행되는데 비해 42는 C언어로 진행된다. 과정 자체가 CS기초 과목에 아주 밀접한 형태를 보인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 42는 교수, 강사, 강의가 없다. 커리큘럼만이 있으며 이것을 동료들과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 피어리뷰 방식으로 과제가 진행되고 종류 역시 다양하다. 이것을 42에서는 동료학습이라고 표현한다. 경쟁관계가 아닌 함께 나아가는 방향으로 서로의 학습에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이 짜여있다.
- 모든 일정은 오프라인 출석으로 이루어진다. 클러스터라고 부르는 교육장에서는 iMac을 사용해 과제를 진행한다. Mac과 vi가 익숙하지 않다면 처음에 조금 낯설 수 있다.
- 사실 이 항목이 가장 풍부해야하는데 작성하기 어려운점 양해 바란다.. 대강 흐름이 이런 정도라는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다.
42를 하기 위해 고려해봐야 할 만한 내용
소프트스킬
- 동료학습을 기본을 깔고 가는 만큼 소프트스킬은 그만큼 중요하다. 가장 단적인 예시로 내가 작성한 코드가 피어리뷰의 대상이 된다. 때문에 토론하고, 논의하고 때로는 설득하는 스킬이 필요하다. 대부분은 열의가 깊고 과제에 대한 이해도가 아주 높기 때문에 쿵짝이 잘 맞아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왠지 회의실에서 재떨이 맞을것 같은 사람도 만나봤다. 나의 의견을 제대로 피력하기 위해서도 소프트스킬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남을 배려하기 위해서 꼭 탑제하고 가자.
전공/비전공
- 42는 비전공자도 자격제한 없이 받고있다. 그러나 개발자 양성을 위한 과정이란 배경을 알고 지원하는 만큼 프로그래밍 언어가 어떤식으로 이루어져있고, hello world정도는 찍어보고 피어리뷰를 위한 섀도우 복싱정도는 해보고, 개발자의 협업은 어떤식으로 하는지 찾아보고 갈 것을 추천한다. 전공자 역시 우습게 볼만한 과정은 절대 아니다. 묵혀뒀던 학부시절 C책을 다시 꺼내서 매달리게 될 것이다.
실무 스킬
- 아쉽게도 현업에서 많이 사용되는 Java나 JS같은 언어와 거리가 멀다. 내가 취업을 위한 스킬이 필요해서 42를 신청하는 것은 좀 심각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학부를 막 졸업한 학생이거나 나이가 어리다면 경험적인 측면에서 강추하지만, 당장 구직이 필요한 사람에게 piscine과정은 ‘글쎄’ 다. 그래도 기초를 탄탄하게 해야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 한다면 piscine과정은 반드시 당신에게 좋은 양분이 될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42를 하기 위한 마음가짐
- 학습과정을 포함한 모든 piscine 활동에 열의를 가지고 능동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반드시 남보다 도태된다. 시간표도, 강의계획서도 없기 때문에 궁금한점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움직이지 않으면 손해보는 구조다. 옆자리 동료에게 말거는 것을 주저하지 말고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동료를 도와주는것은 당연한 이치다. 누군가는 본과정에 발탁되고 다른 누군가는 떨어지겠지만 어짜피 인생은 불합리와 유불리의 투성이다. 개발자란 어떤 일을 하는가 보다 개발자가 일하는 방식을 경험해보는 측면으로 받아들인다면 piscine을 하는데 아주 안성맞춤 마음가짐이 되겠다.
La Piscine을 하면서 너무 아쉬웠던 점
- 코로나19 때문에 piscine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원래 출석해야할 일수의 절반밖에 출석하지 못했다. 앞서 말했듯이 모든 활동이 오프라인을 기준으로 한다. 그래서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 과제를 나갈 수 없었다.
- 좋은점에 대해 할 말이 참 많은데, 보안서약서 한 장 때문에 내용의 절반도 쓰지 못하고 줄여야 하는 점…
La Piscine을 하면서 너무 좋았던 점
- 오랜만에 진짜 열의를 가진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 이런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해를 서쪽에서 띄울 수 있을만큼 에너지가 넘쳐났다.
- 젊은 친구들이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피력해서 좋았다.
- 나이 많은 사람들은 역시 연륜의 힘이 대단하다는걸 느꼈다. (나 역시 ‘뭐하다 왔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
- 이건 진심인데, 그래도 내가 개발자를 해도 되겠다는 생각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꽉찬 한달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