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에 접근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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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로듀서 릭 루빈은 역사에 남을 많은 뮤지션들의 음반을 프로듀싱 했다. 내가 아는 뮤지션만 해도 에미넴, Jay-Z, 린킨파크, System of a down, AC/DC, 메탈리카, 레드 핫 칠리 패퍼스 셀수 없을 정도고 특히 그가 프로듀싱한 린킨파크의 A Thousand Suns와 메탈리카의 Death Magnetic은 처음 들었을때 완전히 원초적이고 날 것의 느낌을 간직한 락메탈 밴드의 강렬함에 머리를 두드려 맞는 느낌이였다. 그의 최근 인터뷰나 행보가 번역되어 영상 클립으로 돌아다니는데 영상으로 처음 접한 그의 행색은 덥수룩한 수렴과 머리의 이미지가 프로듀싱 성격과 매우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 책에서 창조의 행위를 위한 통찰력을 가져다 준다. 무언가를 창조해낸다는 점에서 설계와 코딩도 예술의 창작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커리어와 삶의 방향에서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아 책의 한 꼭지를 가져와봤다.

초심

생략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이야기)

경험이 가르쳐준 것을 내려 놓아야만 하는 탓에 예술가로서 머무르기 가장 어려운 상태이기도 하다.

초심은 순수한 아이처럼 알지 못하는 상태로 출발한다. 고정된 믿음이 가장 적은 상태에서 순간을 사는 것이다. 사물을 표현된 그대로 보는 것. 성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이 순간 활력을 주는 것에 주파수를 맞추는 것. 그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모든 선입견과 관습은 가능성을 제한한다.

우리는 많이 알수록 더 명확하게 가능성을 볼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불가능은 경험이 우리에게 한계를 가르쳐주지 않았을 때에만 접근이 가능하다. 알파고가 이긴 비결은 무엇일까? 최고의 인간 바둑기사보다 더 많이 알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덜 알았기 때문일까?

모르는 것에는 큰 힘이 깃들어 있다. 도전적인 과제를 마주하면 우리는 너무 어렵다고, 노력할 가지착 없다고, 기존 방식이 아니라고, 그래서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혹은 나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무지는 진전을 막는 지식의 바리케이드를 제거해줄 것이다. 좀 이상하지만, 도전 자체를 인식하지 말아야 도전이 가능하다.

순수함은 혁신을 가져온다. 지식의 부재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더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라몬즈는 자신들이 대중적인 버블검팝(10대 취향의 가벼운 록 음악)을 만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두엽 절제술이나 본드 흡입, 머저리 등에 관한 그들의 노래 가사만 봐도 누구든 반론을 제기하기에 충분했다.

라몬즈는 스스로를 차세대 베이 시티 롤러즈 라고 여겼지만, 무의식적으로 펑크록을 발명했고 반문화 혁명을 시작했다. 베이 시티 롤러스의 음악은 당시에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라몬즈의 로큰롤에 대한 독특한 관점이 더 커다란 인가와 영향력을 얻었다. 라몬즈를 설명하는 말로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무지를 통한 혁신’ 일 것이다.

경험은 지혜를 제공하지만 순수의 힘을 억누른다. 물론 과거의 경험은 이미 증명된 방법과 표준에 대한 익숙함, 잠재적 위험에 대한 인식을 제공하고 때로는 고결함을 제공하는 스승이 되어준다. 하지만 눈앞의 과제에 순수하게 개입할 기회를 박탈하는 패턴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스스로 선택한 접근법이 깊이 뿌리내릴수록 그것을 뛰어넘어 다른 것을 보기가 어려워진다. 경험이 혁신을 불가능하게 하지는 않지만 혁신에 다가가기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동물은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결정을 내리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다. 학습된 행동이 아니라 타고난 본능으로 행동한다. 이 원시적인 힘에는 과학이 따라잡지 못하는 고대의 지혜가 담겨 있다.

이러한 어린이 같은 초능력에는 현재에 머무는 것, 무엇 보다 놀이를 중요시하는 것, 결과를 고려하지 않는 것, 망설이지 않고 파격적일 정도로 솔직한 것, 특정한 이야기에 집착하지 않고 이 감정에서 저 감정으로 자유롭게 이동하는 능력이 포함된다. 아이들에게는 지금 여기가 전부다. 미래도 없고 과거도 없다. 순수한 진정성만 존재할 뿐이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예술가들은 이 아이 같은 열정과 활력을 자연스럽게 간직하는 사람들이다. 아기가 이기적이듯. 그들은 협조적이지만은 않은 태도로 자신의 예술을 보호한다. 창조자로서 자신의 욕구가 우선이다. 그래서 사생활이나 인간관계를 희생할 때도 많다.

한 위대한 싱어송라이터는 영감이 떠오르면 다른 그 어떤 의무보다 그것을 우선한다. 그의 친구들과 가족들은 식사나 대화, 행사 도중에 영감이 떠오르고 노래가 호출할 때 그가 아무 설명 없이 자리를 빠져나가도 이해한다. 그가 순간에 그것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

아이의 마음으로 삶과 예술에 다가가는 것은 추구할 가치가 있는 일이다. 고정된 습관과 생각이 너무 많지 않으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많으면 어렵다. 거의 불가능이다. 아이는 일련의 전제에 의존해서 세상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같은 방식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창조할 때는 스스로에게 붙이는 이름표가 이롭기 보다는 해로운 쪽에 가깝다. 조각가, 래퍼, 작가, 기업가 등 아무래도 기본적인 이름표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름표를 떼어내라. 이제 세상이 어떻게 보이는가?

마치 처음인 것처럼 모든 것을 경험해보라. 육지로 둘러싸인 마을에서 평생을 살다가 채어나 처음으로 여행을 떠나 바다를 본다면 그야말로 극적이고 경이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하지만 평생을 그 근처에서 산 사람에게 바다는 그렇게 극적인 경험이 되지 못한다.

주변의 모든 것을 마치 처음인 듯한 눈으로 바라보면 모두가 있는 그대로 얼마나 놀라운지 깨닫기 시작한다. 예술가는 평범해보이는 것 속에 숨겨진 특별함을 알아차리는 삶의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 그다음에는 자신이 본것을 세상에 내놓는 만만치 않은 도전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 놀라운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에게도 보여줄 수 있도록.

아이디어가 나를 통해 표현되도록 하는 능력
그것이 재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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